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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 도모유키,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 읽는 중입니다

Sirmail 2026. 1. 10. 21:36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죠?

 

 

시라이 도모유키의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를 읽고 있습니다.

반 정도 읽었는데, 정말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네요.

범인이 누구인지,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어떻게 저질렀는지.. 는 커녕

다음 페이지에 뭐가 나올지조차도 상상이 안 됩니다.

 

...그때, 무서운 것을 보았다.
입에서 천천히 곤충처럼 딱딱한 팔이 돋아난 것이다.
내가 망가져 간다.
두 번 다시 원래 모습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어머니의 자궁에서 나온 후 31년간,
단 한 번도 맛본 적 없는 공포를 느꼈다.

- 시라이 도모유키,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중. Page 9.


시라이 도모유키는 일본의 추리 소설가입니다.

기본적인 신상 외에는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복면 작가입니다.

 

작가의 공식 홈페이지의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1990년 치바현 인니시 출생.토호쿠 대학 법학부 졸업.
제34회 요코미조 마사시 미스테리 대상의 최종후보작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로 2014년에 데뷔.
22년에 간행한 『명탐정의 제물』 인민교회 살인사건'으로 제2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소설 부문을 수상.

출처: 시라이 도모유키 공식 홈페이지 - Profile https://shiraitomoyuki.com/profile

 

아주 심플한 홈페이지입니다.

메인 페이지에는 짧은 코멘트들이 적혀 있는데

개인적인 코멘트는 없고 모두 작품 소식으로,

드문드문 올라오고 있네요.

 

그 외 Contact 와 작품소개 페이지가 있습니다.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되지 않은 작품들도 꽤 있습니다.


시라이 도모유키는 장편소설 ⌜엘리펀트 헤드⌟ 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병원 소독약 냄새와 지하실 곰팡이 냄새가 함께 진동하는 듯한,

지독하게 맛있지만 몸에 해로운 불량식품 같은 작품입니다.

진짜 맛있는데 추천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는.

 

아주 디테일하면서도 광범위하게 흩뿌려진 복선과 장치들을

소설 종반에 하나하나 빈틈없이 맞춰가는 쾌감이 상당합니다.

 

아, 19금 입니다.

내장이 날아다니고 핏물이 줄줄 흐릅니다.

"꼭 읽어보라" 는 추천자를 믿고

중2인 딸과 같이 읽으려고 빌렸는데

마침 시험기간이라 제가 먼저 읽었던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즉시 반납했습니다.


⌜엘리펀트 헤드⌟ 는 설정 하나하나가 찌릿 찌릿 하는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에

작은 부분도 함부로 언급하고 싶지 않지만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소개 정도면 괜찮겠죠:

精神科医の象山は家族を愛している。だが彼は知っていた。どんなに幸せな家族も、たった一つの小さな亀裂から崩壊してしまうことを――。やがて謎の薬を手に入れたことで、彼は人知を超えた殺人事件に巻き込まれていく。
謎もトリックも展開もすべてネタバレ禁止!前代未聞のストーリー、尋常ならざる伏線の数々。本格ミステリ大賞受賞の鬼才が仕掛ける、空前絶後の推理迷宮。

정신과 의사인 기사야마는 가족을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아무리 행복한 가족도, 단 하나의 작은 균열로부터 붕괴해 버릴 것을--.
이윽고 수수께끼의 약을 손에 넣음으로써, 그는 인지를 초월한 살인 사건에 휘말려 간다.
수수께끼도 트릭도 전개도 모두 스포일러 금지!
전대미문의 스토리, 심상치 않은 여러 가지 복선.
본격 미스터리 대상 수상의 귀재가 거는 전무후무한 추리 미궁.

출처: 시라이 도모유키 공식 홈페이지 - Books https://shiraitomoyuki.com/books

 

작품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중 하나는 '다중 해결' 입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복수의 추리가 제시되는 방식인데,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각각의 추리가 논리적인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비로소 '진정한(?)' 진상이 밝혀지는 순간

각각의 추리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진실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다중 해결' 은  작가가 좋아하는 장치로

그의 거의 모든 작품에 사용한다고 하네요.

 


시라이 도모유키의 작품은 상당히 그로테스크합니다.

고어 영화를 보는 느낌과 비슷하네요.

책을 읽다 보면 얼굴이 찌푸려지기도 하고, 몸에 뭐가 기어다니는 느낌도 듭니다.

어릴 적부터 미스터리를 좋아했고 처음에는 사건 현장의 그림을 그리거나 트릭을 생각했습니다.
이윽고 그것을 소설로 쓰고 싶게 되어,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원래 공포도 좋아해서 공포 소설 대회(소설상)에도 원고를 보내고 있었는데 수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공포 영화와 같은 그로테스크한 세계관에서 수수께끼를 푸는 미스터리를 그리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데뷔작 「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 를 썼습니다.
이 작품을 쓰는 것이 매우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런 방향을 더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시라이 도모유키 인터뷰
https://j-nbooks.jp/article/244/

 

하지만 과격한 설정이나 묘사만으로 인기 작가가 된 것은 아닙니다.

작가가 추구하는 '엄격한 논리성' 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세계관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죠?"

시라이 도모유키가 신작을 낼 때마다

인터뷰를 할 때마다 나오는 질문입니다.

 

누군가는 '영감의 원천' 에 대해 질문할 것이고

누군가는 '너는 혹시 또라이가 아닌지' 에 대해 질문하겠죠.

 

어느 쪽이든, 칭찬으로 들리지 않을까요.

 

누가 그러던데요

최고의 웃음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고

최고의 찬사는 "와 이 미친놈..!" 이라고.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를 연상시키는 제목입니다.

아직 읽는 도중이라서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연결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혀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즐겁습니다.